보통 사무직으로 근무한다면 "회사에 출근해서 가장 많이 만지는 물건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많은 분들이 "키보드"라고 답변할 것이다.
우리는 문서작업을 위해 키보드에 이쁘게 프린트된 한글 영어폰트가 닳아지도록 키보드를 두드리곤 한다. 필자뿐만 아니라 사무직에서 근무하고 계신 분들은 대부분 키보드에서 손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닳아 없어질때까지 사용하고 있는 키보드는 회사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해준 1~2만원대의 큐센, 삼성, 엘지 등의 멤브레인 키보드일 것이다. 물론 보통 내 돈주고 회사에서 쓸 키보드를 구입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물론! 멤브레인 키보드가 나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사무용으로 충분히 좋다.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타입의 키보드이며 그렇기 때문에 가장 익숙한 키보드이기도 하다. 멤브레인에 익숙하신 분들은 굳이 내 돈을 주고 키보드를 바꿀 필요가 없다.
하지만 필자와 같은 젊은 세대라면 기계식 키보드에 더 익숙하다. 거기에다 감성이 한 스푼 더 추가되면 금상첨화이고.
필자는 키보드에 대한 욕심이 있어 이왕 키보드를 가장 많이 만지는 곳인 회사에서도 기계식 키보드의 특유의 타건감, 그리고 타건 소리가 듣고 싶었다.
물론 피씨방에서 쓰이는 일반적인 기계식 키보드(청축)는 너무너무 시끄럽다. 열심히 일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옆 사람들에게 큰 민폐를 끼칠 수 있고 어느새 내 뺨에는 주먹이 날아올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사무실에서도 사용가능한 기계식 키보드인 저소음 적축 키보드를 알아보았고 그 중에서 가장 평이 좋은 바밀로와 레오폴드 중, 오른쪽에 텐키가 있으며 가장 마음에 드는 색깔을 가진 바밀로를 선택했다.(바밀로나 레오폴드나 너무너무 좋은 제품들이 많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다.
일단 매우매우 조용하다. 키보드를 구입전에 많은 리뷰를 보고 유튜브에서도 실제 타건소리를 들어보곤 한다. 유튜브에서 찾아본 저소음 적축 키보드는 꽤나 소리가 크게 들렸지만, 그것은 타건시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소리를 많이 키운 것이고 실제 타건 소리는 매우매우 정숙했다. 심지어 마우스 딸깍 거리는 소리가 더 크다.
옆에 께신 직원분도 소리가 거의 나지 않는다고 증언해주었다.
또한, 청축 키보드를 주로 사용했던 내게 저소음 적축 키보드의 타건감과 소리는 꽤나 신선함을 안겨줬다. 리니어타입의 스위치로 타건시 걸리는 것 없이 부드럽게 들어갔고 역시 기계식 키보드이기 때문에 일반 멤브레인보다 훨씬 좋은 타건감을 안겨줬다.
서론이 매우매우 길었다. 이제 바밀로 VA108M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1. 가격
어떤 물건을 사던간에 가격은 매우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돈은 한정적이며 가지고 있는 돈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해야만 한다.
파는 사이트가 어디인지는 말하지 않겠다. 광고가 아닌 내가 직접 구매하여 리뷰를 하기 때문이다.
가성비라는 말이 있다. 가격이 적당하면서도 그 가격보다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제품들을 우리는 보통 가성비가 좋은 제품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바밀로 VA108M은 가성비를 따질 수 없는 가격이다. 사실 키보드에 애정이 있지 않는 이상은 키보드 하나에 16만원을 태울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 돈이면 든든한 국밥이 30그릇은 된다.
집에서 사용할 키보드도 이 돈을 주고 구입하지는 않는데, 하물며 나는 회사에서 사용하기 위해 구입한 것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
2. 만듬새
항상 물건을 사고나면 내가 받은 물건이 불량이 있는지, 흠집이 있는지, 또는 썽썽하게 만들었는지 검수해야한다. 만약 불량이나 흠집 등 마음이 아픈 부분이 있다면 교환 및 반품을 받아야 한다.
받을 때마다 항상 가슴이 두근거리는 택배다. 뭐 보내는 유통사마다 다르겠지만 꼼꼼하게 포장된 모습이 좋다.
회사에서 개봉했기 때문에 이상한 파란색칸으로 가린 부분은 사죄의 말씀드린다. 일단 박스의 디자인은 상당히 고급스럽다. 일반적인 키보드들과는 달리 박스를 까지 않는다면 키보드인지 모를 정도로 디자인은 잘 뽑은 것 같다.
박스 안쪽은 이렇게 되어 있다. 사실 저 키캡보호판 밑에 하얀색 종이로 키보드를 감싸놓았지만 너무 흥분한 나머지 그걸 찢어 버렸고 아차 싶어서 다시 찍었다. 일단 밖의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안쪽 패키징은 그냥 그렇다.
●만듬새에 대한 간단한 설명
키보드 구성품은 다음과 같다. 키캡리무버, 미니5핀 키보드 연결 케이블, 그리고 여분의 넘버락, 캡스락, 스크롤락 키캡, 설명서가 같이 포장되어 있다.
- 스탭스컬쳐2(키보드의 위쪽으로 갈수록 높아짐) 방식으로 키보드 사용시 손목이 편하다.
- 원목의 느낌을 주기 위한 원목 무늬의 바디를 채용했다.(사진 참고)
- 키캡은 PBT 염료 승화 각인 방식(폰트들이 지워지지 않는다)
- 키보드 오른쪽 상단의 편리한 매크로 키(특히 계산기 버튼이 편하다)
그러나 단점도 분명하다. 특히 키보드 연결 케이블의 경우 요새는 USB-C타입을 사용할 법도 한데 아직도 저런 방식의 USB 연결 케이블을 사용한다.
또한 16만원이라면 절대 싼 가격이 아닌데 케이블은 고무로 제작되어있다. 8만원 짜리 청축 키보드도 패프릭 재질로 만들어주는데 이건 좀 아쉬운 부분이다.
2. 타건감
타건감은 지극히 주관적이므로 구입 전 실제로 타건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는 지방에 살아 불가능하다.
이전에 사용하던 키보드들에 비해 약간 무겁다는 생각이 든다. 키보드를 눌렀을 때 느껴지는 무게를 키압이라고 하는데 보통의 기계식 키보드들은 45GF, 55GF 정도의 키압을 가지고 있다.
바밀로 VA108M 저소음 적축은 45GF의 키압으로 결코 무겁지 않은 키압임에도 불구하고 사용하면서 약간 무거움을 느낀다.
키보드를 누르는 무게 자체가 무거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타건시 소리를 죽이기 위해 키보드 안에 흡음재를 넣고 스위치 내부에 충격 완화를 위한 부품을 추가하기 때문에 일반 키보드보다 무거움을 느끼는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키보드를 누르면 키캡이 본인 알아서 다시 위로 올라오는데, 이때 알 수 없는 반발력이 느껴지며 이로 인해 키압이 좀 더 묵직하다고 느끼게 하는 것 같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는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이므로, 정말 정확히 알고 싶다면 본인이 직접 타건해보는 방법밖에 없다.
3. 타건시 소리
핸드폰으로 녹음한 영상이기 때문에 약간의 소음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정말 사무실에서 사용 시에 소리가 어느정도인지 보여드리기 위해서 녹음한 것이기 때문에 주위가 약간 시끄러울 수 있습니다.
일단 말씀드리자면 키보드 자체는 매우 조용합니다. 다만 녹음시에 키보드에서 가까이 붙혀 녹음했기 때문에 소리가 다소 크게 들린다.
그러나 마우스 딸깍 거리는 소리보다 훨씬 조용하며 옆에 멤브레인 키보드를 사용하고 계신 직원분의 키보드보다 오히려 더 조용하다.
또한, 키보드 사용시에 들리는 특유의 서걱거리는 소리가 너무 좋다.
무게, 그리고 LED
키보드 자체의 무게는 꽤나 무겁다. 무게를 직접 재보지는 않았지만 이제껏 사용했던 어떤 키보드들보다 무겁다고 느껴진다.
키보드 아랫부분에 있는 고무 덕분에 키보드가 잘 움직이지 않는건 좋지만 키보드의 위치를 바꾸기 위해서 키보드를 들면 꽤나 무거움이 느껴진다.
또한, 키보드가 움직이지 말라고 아랫쪽에 붙어있는 고무 외에 높이 조절 받침대에도 고무가 붙어있는데 키보드를 밀면 바로 접히면서 키보드가 바닥에 찍힌다.
정말 다행이도 높이 조절 받침대의 고무는 뺄 수 있어 필자는 빼고 사용중이다.
또한 이 제품은 LED가 들어오는데, 리뷰를 하는 블로거 입장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정말 정말 그지같아서 사진을 찍지도 않았다. LED를 기대한다면 절대 구입하지 않는것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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